록 음악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리프,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에너지를 가진 곡을 소개합니다.
1971년, 록 음악의 역사를 바꾼 앨범 Led Zeppelin IV가 세상에 나왔을 때, 첫 트랙부터 청취자들의 고막을 강타한 곡이 있습니다. 바로 'Black Dog'입니다. 지미 페이지(Jimmy Page)의 끈적하면서도 복잡한 기타 리프와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의 야수 같은 보컬이 주고받는 이 곡은, 하드 록이 보여줄 수 있는 '긴장과 이완'의 미학을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제목은 '검은 개'인데 가사에는 개가 한 마리도 나오지 않는 아이러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1. 곡 정보 및 비하인드 스토리
레드 제플린 베스트 앨범 Mothership 커버 아트, 비행선과 건물의 그래픽 디자인
▲ Led Zeppelin의 상징적인 앨범 아트워크
- 곡명: Black Dog
- 아티스트: Led Zeppelin (레드 제플린)
- 앨범: Led Zeppelin IV (1971)
- 장르: 하드 록, 블루스 록
- 작사/작곡: Jimmy Page, Robert Plant, John Paul Jones
🐶 제목이 왜 'Black Dog'인가요?
많은 분들이 가사에 우울증(Black Dog은 우울증을 은유하기도 함)이나 신화적인 내용이 있을 거라 추측하지만, 유래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밴드가 앨범을 녹음하던 헤들리 그레인지(Headley Grange) 스튜디오 근처를 배회하던 이름 모를 늙은 검은 리트리버가 있었는데, 그 개를 보고 멤버들이 즉흥적으로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가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목이 오히려 쿨한 록스타의 면모를 보여주죠.
주황색 앰버 드럼 키트 뒤에서 연주하는 드러머 존 본햄의 모습
▲ 곡의 복잡한 리듬을 완벽하게 지탱한 존 본햄(John Bonham)
🎸 끊어질 듯 이어지는 'Call and Response'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은 보컬과 악기가 서로 대화를 하듯 주고받는 '콜 앤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형식입니다. 로버트 플랜트가 아카펠라로 멜로디를 던지면, 지미 페이지와 존 폴 존스, 존 본햄이 강력한 리프로 대답합니다. 4/4박자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박자를 꼬아놓은 리듬 구성은 베이시스트 존 폴 존스의 아이디어였는데, 이는 후대 록 밴드들이 리듬을 다루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2. 공식 오디오 및 라이브 영상 감상
레드 제플린의 스튜디오 버전이 가진 정교함과, 라이브 버전이 가진 폭발적인 에너지를 비교해서 들어보세요.
🎵 Official Audio
붉은 무대 조명 아래 연주하는 레드 제플린 멤버 전체 모습,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
▲ 전설적인 1973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 라이브 현장
🔥 Live at Madison Square Garden (1973)
전설적인 라이브 필름 The Song Remains the Same에 수록된 버전입니다. 로버트 플랜트의 전성기 시절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가사 해석 및 의미 분석
가사는 블루스 음악의 전통적인 주제인 '여성에 대한 욕망'과 '배신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직설적이고 원초적인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파란색 무대 조명을 받으며 노래하는 로버트 플랜트의 클로즈업, 몽환적인 분위기
Hey, hey, mama, said the way you move
이봐요, 당신이 움직이는 그 모습은
Gon' make you sweat, gon' make you groove.
당신을 땀 흘리게 하고, 흥겹게 만들 거야.
Ah, ah, child, way you shake that thing
아, 그대여, 당신이 몸을 흔드는 방식은
Gon' make you burn, gon' make you sting.
타오르게 하고, 찌릿하게 만들지.Hey, hey, baby, when you walk that way
이봐, 베이비, 당신이 그렇게 걸을 때면
Watch your honey drip, can't keep away.
꿀이 떨어지는 것 같아, 눈을 뗄 수가 없어.
Oh yeah, oh yeah, ah, ah, ahI gotta roll, can't stand still
난 계속 굴러가야 해, 가만히 있을 순 없어
Got a flamin' heart, can't get my fill.
불타는 심장을 가졌고, 만족할 줄을 모르지.
Eyes that shine burning red
눈은 붉게 타오르며 빛나고
Dreams of you all through my head.
머릿속은 온통 당신 꿈뿐이야.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고 레스폴 기타를 연주하는 지미 페이지의 전신 샷
▲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지미 페이지
중반부로 넘어가면, 화자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에게 경고를 보냅니다.
Hey baby, oh baby, pretty baby
이봐 베이비, 예쁜 그대여
Tell me what you do me now.
내게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말해봐.
Didn't take too long 'fore I found out
알아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어
What people mean by down and out.
사람들이 말하는 '빈털터리 신세'가 뭔지 말이야.Spent my money, took my car
내 돈을 다 쓰고, 차도 가져가 버렸지
Started tellin' her friends she gon' be a star.
그러곤 친구들에게 스타가 될 거라고 떠들고 다니더군.
I don't know but I been told
내가 직접 겪은 건 아니지만 들은 얘기가 있어
A big-legged woman ain't got no soul.
다리 굵은(매력적인) 여자는 영혼이 없다고 말이야.
마지막 구절 "A big-legged woman ain't got no soul"은 블루스 곡들에서 흔히 인용되는 관용구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내면은 차가운 여성을 비꼬는 표현입니다. 로버트 플랜트의 절규하듯 내뱉는 고음 처리가 이 가사의 허무함과 욕망을 극대화합니다.
4. 감상평: 영원히 늙지 않는 '검은 개'
흰색 의상을 입고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존 폴 존스의 측면 모습
▲ 밴드의 사운드를 묵묵히 채워주는 존 폴 존스
'Black Dog'은 단순한 하드 록 넘버가 아닙니다. 이 곡은 4명의 천재들이 모여 어떻게 '합(合)'을 맞추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와 같습니다. 지미 페이지의 리프는 무겁게 내려찍고, 로버트 플랜트의 목소리는 하늘을 찌르며, 존 본햄과 존 폴 존스는 그 사이를 빈틈없이 메웁니다.
발매된 지 50년이 넘었지만, 라디오에서 지미 페이지의 기타 리프가 시작되는 순간 우리는 여전히 볼륨을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하루, 이 폭발적인 에너지로 스트레스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지미 페이지의 기타 연주 장면, 검은 의상과 별 무늬 바지
댓글 쓰기